입맛대로 골라 Ma Toy!  

바이브레이터의 '좋은 진동'이란

입맛대로 고르는 섹스토이 가이드, 첫 번째 주인공은 바이브레이터! 바이브레이터는 이름 그대로 진동을 통해 신체를 자극하는 기구예요. 따라서 바이브레이터의 품질을 논할 때 그 척도가 되는 것 역시 단연 진동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고개를 드는데요.

‘좋은 진동’이란 무엇인가?

좋은 진동의 기준을 따지기에 앞서 바이브레이터 진동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바이브레이터마다 진동이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를 알아야 자신에게 맞는 좋은 진동을 구분할 수 있거든요.

진동은 그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휴대전화나 호출기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고주파 진동(high frequency vibration)과 진동 그 자체의 감각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설계되는 저주파 진동(low frequency vibration)이 있어요.

바이브레이터의 목적은 후자에 가깝지만, 모든 바이브레이터가 저주파 진동을 채택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해외에서는 그 차이를 럼블리(rumbly)와 버지(buzzy)라는 단어로 설명하죠(이 칼럼에서는 편의상 명사형으로 각각 표기합니다). 저주파에서 발생하여 웅웅 울리는 진동은 럼블(rumble), 맹렬한 기세로 윙윙 대는 고주파 진동은 버즈(buzz)로 통용돼요.

주파수와 바이브레이터의 '좋은 진동'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주파수가 낮다는 것은 파장이 길다는 것을 의미하고, 파장이 길면 회절성이 높아요. 풀어서 설명하면 저주파 진동은 1초당 진동이 발생하는 횟수(주파수)가 적은 대신 진동 사이의 폭(파장)이 넓다는 뜻이죠. 각 진동 사이의 폭이 넓을수록 장애물에 부딪히더라도 방해받지 않고 그 너머까지 온전히 이동하는 능력(회절성)은 향상됩니다.

따라서 저주파 진동이 적용된 바이브레이터, 즉 럼블 진동을 가진 바이브레이터는 신체 표면의 피부, 그 안쪽까지 진동을 전달해 자극할 수 있어요. 클리토리스(음핵)를 가진 여성에게 럼블 진동이 적합한 이유랍니다.

흔히 여성의 클리토리스라고 하면 음순 상단에 조그맣게 도드라진 돌기만을 떠올립니다(이 돌기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여전히 많지만). 이 돌기에 8,000개의 신경 말단이 모여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에 이르러 여성 오르가슴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어요. 하지만 이 돌기는 빙산의 일각이에요. 우리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돌기는 클리토리스의 귀두에 해당하는 부위로, 전체 클리토리스의 약 10%에 불과하거든요. 실제 클리토리스는 귀두에서부터 안쪽으로 음핵해면체(성적으로 흥분할 때 혈류가 증가하며 팽창, 발기하는 부분), 음핵각(음핵 몸통이 두 갈래로 나뉜 부분)까지 포함하여 일컫는 명칭입니다. 따라서 귀두부터 속 깊은 곳까지 클리토리스 전체에 고루 전달되는 자극을 찾는다면 럼블 진동이 제격이죠.

또한, 평소 소위 ‘강력한 자극’에 너무 빨리 절정을 맞이하는 바람에 오르가슴보다 긴 ‘현타’를 견뎌야 했던 사람에게도 럼블 진동을 추천합니다. 럼블 진동이 가진 입체적인 떨림은 보다 은근하면서도 섬세한 터치가 가능하므로 오르가슴까지 달려가는 속도를 서서히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같은 맥락에서 럼블 진동은 자극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넓게 퍼지므로 강도를 높여도 닿은 부위에 얼얼한 통증을 남기지 않아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체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답니다.

이 밖에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다는 것도 럼블 진동의 강점이에요. 동거인이 있거나 방음이 취약한 공간에 사느라 섹스토이와 은밀한 시간을 보내는 데 눈치를 봐야 했다면, 럼블 진동을 가진 바이브레이터를 선택하는 것이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