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이 저하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달라요. 특히 남성은 항상 섹스를 원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남성도 호르몬의 불균형, 스트레스, 발기부전이나 조루, 지루 같은 성기능 문제로 성욕 저하를 경험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헤테로 커플의 경우, 많은 여성이 남성 파트너가 성욕 저하를 겪는 동안 “내가 문제인가?” 자책하며 자신에게도 파트너에게도 심각한 압박과 부담을 주곤 해요.

만약 둘 사이에 섹스가 없어졌다면, 그리고 그것이 남성 파트너가 ‘원하지 않아서’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솔직한 대화입니다. 서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대화의 목적이에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지,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파트너가 이전보다 성적으로 덜 흥분하고 욕망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일지를 먼저 찾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해요. 경험상,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는 커플은 쉽게 포기하고 마는 커플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끼거든요.

호르몬 불균형·성 기능 문제의 근원은

앞서 남성이 성욕 저하를 겪게 되는 원인으로 호르몬 불균형과 성기능 문제를 들었는데요. 모두 생물학적 문제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근원을 찾아 올라가다 보면 정신적 문제를 빼먹을 수 없어요.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사정이 너무 이르게, 늦게 찾아오는 것 모두 성호르몬과 관련이 있어요. 또한, 성호르몬은 성욕의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성호르몬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아요. 과로하거나 대인 관계에서의 갈등, 가깝게는 부모나 자녀, 배우자 등 가족 관계에서의 갈등도 영향을 미치죠.

성욕과는 무관해 보이는 일이더라도 지금 파트너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겠죠.

귀찮고 해치워야 하는 섹스 대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스트레스받고 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섹스가 스트레스 해소의 도구가 될 수도 있어요.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섹스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더 능숙한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섹스에 대한 파트너의 부담을 덜어줘야 해요. 섹스는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의 표현이지만, 그렇다고 정기적인 섹스를 의무로 볼 수는 없어요. 섹스를 의무화하는 순간, 파트너는 섹스를 그저 일상생활의 또 다른 짐으로 여기기 마련이니까요. 대신 몸을 이완하고 마음을 진정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사지로서 섹스를 인식하게끔 하는 것을 추천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빠르고 간단하게 해치우는 퀵키(quike)는 금물. 둘이 함께 천천히 시간을 들여 관계의 속도를 늦추고, 서로 닿아 있는 시간을 진정으로 즐기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때 파트너의 성욕이 어떻게 증가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세요.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접촉으로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호르몬으로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답니다.

(후략)

📌 글. 프리다 힌체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 도움말. 니콜 앵겔 (독일의 정신 건강 연구소 PSYCHOLOGICUM Berlin IMG GmbH 설립자)